“우리 영화에 아직 숨겨진 보석 같은 배우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 이영애, 김상경
“삶에 지친 인물들이 깊게 잠들고,
잠시나마 평화가 깃든 순간을 카메라가 주의 깊게 바라본다”
씨네21 조현나
“가장 깊고 따뜻한 잠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인간의 드라마
거칠지만 섬세한 감정의 파고를 만들어 낸 김영성과
유약하기보다 단단함이 엿보이는 최준우 두 배우의 호흡이 빛난다”
서울독립영화제 예심위원 정지혜
“거창한 위로 없이, 일상과 영화는 두 사람을 따뜻하게 끌어안는다”
서울독립영화제 취재 기자 최현수
A B O U T M O V I E
BIG MOVIE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3관왕! 국내 최고 영화제의 이유 있는 선택!
“주저 없이 마주하고 싶어지는 영화” 평단 & 관객 사로잡은 ‘올해의 작품’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임오정 감독의 <지옥만세>, 조현철 감독의 <너와 나>, 이정홍 감독의 <괴인> 등과 함께 주목받은 <빅슬립>이 11월 22일 개봉한다. 당시 <빅슬립>은 “내밀하면서도 묵직한 필치로 일상에서의 구원과 치유를 모색하는 영화”(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정한석)라는 평과 함께 올해의 배우상(김영성), 한국영화감독조합상 - 메가박스상, 오로라미디어상을 휩쓸며 3관왕에 등극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이후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의 공식 초청과 함께 뛰어난 작품성을 재입증, “가장 깊고 따뜻한 잠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인간의 드라마”(서울독립영화제 예심위원 정지혜)라는 인상적인 평을 받았다.
한편 평단과 영화제 관객 역시 영화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는 바, “이 영화의 미덕은 구원의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리려 하지 않는 데 있다. 삶에 지친 인물들이 깊게 잠들고, 잠시나마 평화가 깃든 순간을 카메라가 주의 깊게 바라본다”(씨네21 조현나), “거창한 위로 없이, 일상과 영화는 두 사람을 따뜻하게 끌어안는다”(서울독립영화제 취재 기자 최현수), “김영성과 최준우 배우의 훌륭하고 열정적인 연기를 중심으로 위로와 힐링의 메시지 그리고 이미지를 충실하게 전달한다”(키노라이츠 조***), “상흔들이 만져지는 독특한 온기들이 영화 속 인물들에게 느껴진다. 차갑고 거친 겨울이 느껴지는 연출과 달게 느껴지는 각본의 따뜻함이 주는 온도차 덕분이다. 마지막 장면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는다”(키노라이츠 규***), “좋아할 구석이 없는 캐릭터인데, 이상하게 응원하고 싶어 졌다”(키노라이츠 귀***), “이런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앞으로 그려낼 세계는 주저 없이 마주하고 싶어지는, 따뜻하고 보람찬 경험”(왓챠피디아 최***), “몰입도가 굉장하다. 탁월한 연기, 탄탄한 스토리. 최근 본 영화 중 마음에 깊이 남는다”(왓챠피디아 hk***), “간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왓챠피디아 김***) 등 올겨울 유달리 따뜻한 온기를 심어줄 유일무이한 작품임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영화제에서 무려 3관왕에 오른 이후 평단과 영화제 관객들의 극찬으로 연일 화제를 자아내고 있는 <빅슬립>은 오는 11월 22일 개봉한다.
A B O U T M O V I E
BIG STORY
접촉은 차고 넘쳐도 연결은 드문 현시대에 전하는 깊은 울림!
김태훈 감독의 실제 경험 & 고민으로 시작된 진정성 넘치는 ‘올해의 드라마’
<빅슬립>은 우연한 계기로 함께 머물게 된 기영(김영성)과 길호(최준우)가 서로를 구원하고 치유하는 단잠 무비. 김태훈 감독이 10대 청소년을 위한 예술강사로 일하던 당시의 경험과 고민을 녹여낸 작품으로 알려지며 깊이 있는 감동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홀로 고립되어 살아가던 30대 후반의 남자 기영 그리고 가출 후 거리를 떠돌던 10대 소년 길호의 만남을 통해 퇴색되어가는 관계의 의미를 관찰, 접촉은 차고 넘쳐도 연결은 드문 시대에 묵직한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를 연출한 김태훈 감독은 “10대 청소년을 위한 예술강사로 일하던 시절, 술에 취한 아버지를 피해 밤마다 길가를 헤매던 친구가 마음에 남아있었다”고 고백하며, “<빅슬립>은 내가 만난 수많은 상처받은 아이들과 아무 대가도 없이 기꺼이 그들을 안아준 어른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누구 하나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그는 은연중에 등장인물의 상처를 덧내고 있지 않을까 늘 고심했다고. “어쭙잖은 조언보다 고이 잘 수 있는 시간을 내어주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경험으로 깨달은 그는 “영화를 빌려 잠이 모자랐던 그 아이에게 깊고 따스한 잠을 선물해주고 싶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평소 켄 로치 감독을 존경한다는 그는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인간성을 억지스럽지 않게 포착하는 시선과 태도를 존경한다”고 언급, “타인을 공감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일조차 용기가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 <빅슬립>은 거창한 메시지보다 타인을 향한 다정한 말 한마디가, 따뜻한 밥 한 끼가, 눈웃음이, 가만히 옆에 있어 주는 태도가 무엇보다 소중하고 멋진 일이라는 얘기를 담고 있다”고 전해 각박한 오늘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특별한 귀감을 선사할 작품임을 시사한다.
A B O U T M O V I E
BIG ACTOR
배우 이영애 & 김상경이 극찬한 ‘올해의 배우’ 김영성
[킹덤], [카지노], <범죄도시2>를 이어갈 명품 라인업 눈길!
<우리들> 최준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랑서 등 탄탄한 조연진까지
<빅슬립>에서 기영을 연기한 배우 김영성이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한 사실이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신뢰를 더하고 있다. 당시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배우 이영애와 김상경은 김영성에게 ‘올해의 배우상’을 수여하면서 “우리 영화에 아직 숨겨진 보석 같은 배우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고 전해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김태훈 감독은 거칠고 사나워 보이는 겉모습과 다르게 온건하고 따스한 마음을 지닌 기영의 캐릭터를 연기할 배우를 찾기 위해 긴 시간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오디션 마지막 날 그야말로 운명처럼 등장한 김영성 배우에게 기영을 발견했고 “외모나 행동뿐만 아니라 기영을 바라보는 배우의 발상 역시, 함께 캐릭터를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품게 하기에 충분했다”고 당시의 기억을 회상, “오디션 내내 티는 안 냈지만 마음속으로 환호성을 몇 번이나 질렀는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생생하게 전했다. 그리고 김영성 역시 “기영은 내 모습과 닮은 면도 많고, 나보다 안타까운 면도 있으며, 나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도 있다. 그의 말과 행동이 모두 공감됐다”고 전해 그가 표현해 낸 기영이라는 캐릭터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편 배우 김영성은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를 졸업한 이후, 연극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활약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킹덤], [카지노], <범죄도시2> 등 걸출한 작품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여기에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우리들>, <흩어진 밤>에 출연한 배우 최준우가 길호 역으로 합류, 오갈 곳도, 마음 둘 곳도 없는 10대 소년의 불안과 방황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김영성 배우에 뒤지지 않는 장악력을 선보였다. 김태훈 감독은 오디션 당시 “다른 아역 배우들과는 완전히 다른 결의 연기를 선보이며 좌중을 압도했다”고 언급하며 “최준우가 아닌 그 누구도 길호를 연기해 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섬세한 감정 표현력이 장점인 이랑서, 거부할 수 없는 눈빛의 현우석, 순수한 면모의 김한울까지 독특한 매력을 지닌 배우들이 참여해 영화를 완성했다. 김태훈 감독은 배우들에 대한 신뢰감을 바탕으로 “서로 대화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자”고 제의했고, 기영과 길호 외에 모든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최대한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C H A R A C T E R & C A S T
“네가 불쌍한 척하면 불쌍해지는 거야”
꿈꿀 수 없는 밤을 지새우는, 기영 / 김영성
아버지처럼 살고 싶지 않았지만, 어느새 아버지를 닮아 있는 자신의 모습에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살아간다. 하지만 한 번도 그에게 다정하지 않았던 세상에 굳이 다정해질 필요가 있을까. 그런데 그의 마음 작은 틈새를 길호에게 틀켜버렸다. 그저 그의 공간을 잠시 내주려던 것뿐인데 어느새 따뜻한 온기가 젖어든다.
김영성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를 졸업 후, 연극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여왔다. 최근 <범죄도시2>에서 극초반 강해상과 대립하는 김기백 역을, 그리고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에서 정팔(이동휘)의 절친 태범 역을 연기해 좌중을 압도하는 연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빅슬립>에서는 겉과 속이 다른 기영의 역을 섬세한 연기로 설득력 있게 풀어내면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다.
FILMOGRAPHY
MOVIE <빅슬립>(2023), <범죄도시2>(2022), <유체이탈자>(2021),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 <마돈나>(2015) 외 다수
DRANA [카지노](2023), [번외수사](2020), [킹덤](2019) 외 다수
AWARD
<빅슬립>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C H A R A C T E R & C A S T
“저한테 왜 잘해주시는 거예요? 불쌍해요?”
누울 수 없는 밤을 헤매이는, 길호 / 최준우
오늘도 폭력을 행사하는 새아버지를 피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어둠과 추위를 피할 장소를 찾아 헤매지만, 세상은 그것마저 불법이라고 손가락질한다. 그런데 기영은 대가 없이 공간을 내어주고, 끼니를 챙겨준다. 그리고 기영의 거친 말속에서 훈계도, 동정도 아닌 낯설고 따뜻한 감정을 마주한다.
최준우
윤가은 감독 연출작 <우리들>의 민철 역을 시작으로 단편 <민혁이 동생 승혁이>에 출연해 제19회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이후 <흩어진 밤>에서 자신의 선택과는 동떨어진 부모의 이혼이라는 상황을 애써 마주하고자 하는 중학생을 현실적으로 표현해 내면서 충무로가 기대하는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성숙한 분위기와 선한 감성이 돋보이는 배우로 <빅슬립> 김태훈 감독은 “다른 아역 배우들과 완전히 다른 결의 연기를 보여주어 압도당했다”고 전해 그가 보여줄 길호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FILMOGRAPHY
MOVIE <빅슬립>(2023), <흩어진 밤>(2019), <좋은 사람>(2020), 단편 <민혁이 동생 승혁이>(2018), <우리들>(2016) 외 다수
MUSICAL ‘빌리 엘리어트’(2017 ~ 2018)
AWARD
<민혁이 동생 승혁이> 제19회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 우수연기상
<아토피아노> 제4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 남자연기상 수상
C H A R A C T E R & C A S T
초은 / 이랑서
“어딜 가든 눈치만 봐요, 자신감이 없어요”
기영의 직장 동료. 무심해 보이는 외면과 다른 따뜻한 기영의 내면을 누구보다 먼저 눈치챈다.
이랑서 FILMOGRAPHY
MOVIE <빅슬립>(2023), <엑시트>(2019), <스윙키즈>(2018) 외 다수
DRAMA [환혼: 빛과 그림자](2022),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022), [그 해 우리는](2021) 외 다수
영범 / 김한울
“길호 나쁜 놈 아니에요”
길호와 가장 친한 친구로, 길호와 기영의 오해를 만들지만 길호를 가장 이해하는 유일무이한 친구.
김한울 FILMOGRAPHY
MOVIE <빅슬립>(2023)
오현 / 현우석
“우리가 뭘 어쨌는데요?
그냥 잠만 잤어요, 잘못한 거 없는데?”
길호와 함께하는 친구 무리의 리더. 생존을 위해 무엇이든 거리낄 것 없이 행동한다.
현우석 FILMOGRAPHY
MOVIE <빅슬립>(2023), <아이를 위한 아이>(2022), <내가 죽던 날>(2020)
DRAMA [치얼업](2022), [보건교사 안은영](2020), [좋아하면 울리는](2019) 외 다수
D I R E C T O R
<빅슬립> 각본/연출 김태훈
단편 <물수제비>(2006)로 데뷔한 이후, ‘인디포럼 2014’ 폐막작으로 선정된 <명희>(2014)를 선보여 영화계에 이름을 알렸다. <빅슬립>(2023)은 그가 작업한 첫 번째 장편 데뷔작으로, 10대들을 대상으로 한 예술강사로 일하던 당시의 경험을 녹여냈다. “내가 만난 수많은 상처받은 아이들과 아무런 대가도 없이 기꺼이 그들을 안아준 어른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고자 한 그는 “영화 속 등장인물이 실제로 이 작품을 봤을 때, 누구 하나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 시나리오부터 촬영, 편집, 사운드 등 모든 과정에서 고수했던 그의 진심어린 태도 는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았고,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3관왕이라는 쾌거를 달성하는 기반이 되어주었다.
FILMOGRAPHY
FEATURE FILM <빅슬립>(2023)
SHORT FILM <영영>(2015), <명희>(2014), <졸업유감>(2009), <물수제비>(2006)
Q. <빅슬립>은 어떤 작품인가?
A. 예술강사라는 이름으로 긴 시간 동안 학교 밖 청소년들을 만나왔다. <빅슬립>은 내가 만난 수많은 상처받은 아이들과 아무런 대가도 없이 기꺼이 그들을 안아준 어른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Q. 예술강사로 일하던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A. 강사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매번 뒷자리에 앉아 잠만 자는 한 학생이 있었다. 하루는 그 친구를 불러서 ‘수업이 그렇게 재미가 없느냐, 왜 잠만 자느냐’고 물었는데, 그 친구가 ‘지난밤에 술에 취한 아버지가 무서워서 밤거리를 서성이다 잠을 자지 못했다’라며 나에게 사과를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수업 중에 그 아이를 깨울 수가 없었다. 내 어쭙잖은 수업보다 잠시라도 고이 잘 수 있는 시간이 그 아이에겐 더 필요해 보였다. 그 후 시간이 한참이나 흘렀지만 그때 그 아이의 모습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빅슬립>이라는 이야기를 구상하게 되었고, 영화를 빌려 잠이 모자랐던 그 아이에게 깊고 따스한 잠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Q. 츤데레에 가까운 기영의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A. 기영은 아버지가 만든 세상에서 아버지의 요소를 보고 배우며 자란 사람이다. 그는 아버지처럼 살고 싶지 않지만 아버지를 닮아 있는 자신의 모습에 혼란을 느끼며 살아간다. 이처럼 기영은 폭력적이었던 아버지에 대한 ‘저항’을 모티브로 삼은 캐릭터다. 아주 거칠고 사나울 것만 같은 그의 겉모습과 다르게 아버지처럼은 살고 싶지 않다는 온건하고 따스한 저항의 마음이 기영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과 닮아 있는 길호를 끝내 외면하지 못했을 것이다. 김영성 배우와 캐릭터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기영이라는 인물을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정의 내렸고, 그때부터 기영이라는 인물이 운명과 맞서는 사람처럼 입체적으로 와닿기 시작했다.
Q. 주연 배우인 김영성, 최준우 배우의 캐스팅 과정과 일화에 대해 설명해 달라.
A. <빅슬립>에 나오는 대부분의 배우들은 치열한 오디션 과정을 통해 만났다. 주연 배우인 김영성 배우와 최준우 배우도 마찬가지로 굉장히 오랜 과정 끝에 만나게 된 배우들이다. 모든 배역들이 하나하나 찾아내기 힘들었지만 기영 역할은 특히나 더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영성 배우는 모든 스텝들이 자포자기의 심정에 다다를 무렵,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오디션 마지막날, 문을 열고 들어오는 김영성 배우를 보고 우린 모두가 하나같이 기영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외모나 행동거지도 기영처럼 느껴졌지만 기영을 연기해 내는 그의 자유로운 발상도 무언가 함께 만들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품게 만들었다. 오디션 내내 티는 안 냈지만 마음속으로 환호성을 몇 번이나 질렀는지 모르겠다.
최준우 배우는 당시 중학교 2학년의 나이로 실제 길호 역할 보다도 한참 나이가 어렸다. 이 어린 친구가 길호를 연기해 낼 수 있을까? 내심 의심하며 오디션을 봤는데, 정말 다른 아역 배우들과는 완전히 다른 결의 연기를 보여주며 좌중을 압도해 버렸다. 당시 수도권 내의 웬만한 아역 배우들을 대부분 만나봤지만 최준우 배우 말고는 그 누구도 길호를 연기해 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최준우 배우가 하고 있던 치아 교정기를 제거해 달라고 부탁까지 해가며 길호역을 맡기게 되었다.
Q. 이랑서, 김한울, 현우석 등 조연진의 연기 역시 돋보인다.
A. 이랑서, 김한울, 현우석 배우 모두 마찬가지로 오디션을 통해 만났다. 이랑서 배우의 섬세한 감정 표현, 김한울 배우의 순수한 면모, 현우석 배우의 거부할 수 없는 눈빛. 정말 배우들 각자가 가진 독특한 매력들이 오디션 내내 마음에 와닿았다. 그 밖에도 김자영, 송요셉, 김상규, 홍석빈, 김종태 배우 등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캐스팅되면서 <빅슬립>을 만들기 위한 든든한 초석이 다져지는 듯했다. 그 후 숨 가쁘게 돌아갈 프로덕션 과정에 대비해 매일 함께 리허설을 해보며 각자의 생각들을 미리 논의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일련의 과정들이 있었기에 현장에서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배우들 각자가 가진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
Q. 영화의 전반적인 연출에 대해 설명해 달라.
A. 10년간 아이들과 영화 수업을 하다 보니 가르치기 전과 후에 영화를 대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아이들이 직접 이야기를 만들고 연기를 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체감했다. <빅슬립>도 영화 속 등장인물이 실제로 이 작품을 봤을 때, 누구 하나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글을 쓰고 영화를 찍는 동안 혹시 내가 은연중에라도 등장인물의 상처를 덧내고 있지는 않을까 늘 불안했다. 하지만 그런 고민과 불안감이 <빅슬립>을 올바른 태도로 이끌어줄 거라 믿었고, 촬영은 물론 편집, 사운드,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모든 스텝들과 배우들이 함께 이런 태도를 지켜내려 노력했다.
Q. 배우를 비롯한 스탭들과 호흡이 남달랐다고 들었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A. 안타깝게도 <빅슬립>이 촬영에 들어갈 시점에 코로나가 터졌다. 당시 우리는 제작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촬영을 엎을 것인지 말 것인지 치열한 논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제작을 무기한으로 미룬다면 지금 모인 스텝이나 배우들과는 영영 함께 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당시 스텝 중 누군가 했던 얘기가 떠오른다. ‘지금 우리는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들어야 돼…’ 그때 그 상황 속에서도 내가 목격했던 우리 배우들의 진실된 연기와 스텝들의 집념은 정말 빛나는 순간들로 기억 속에 남아 있다.
Q. 영화를 연출할 당시 스토리나 캐릭터를 위해 참고했던 자료가 있나.
A. 개인적으로 켄 로치 감독의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인간성을 억지 없이 포착하는 감독의 시선과 태도를 존경한다. 특히 켄 로치 감독의 초기작인 <케스>와 <달콤한 열여섯>이라는 작품은 <빅슬립>의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참고가 되기도 했다.
Q.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A. 세상이 너무 각박하다.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일조차 용기가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 <빅슬립>을 통해 뭔가 거창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기보다 그저 타인을 향한 다정한 말 한마디가, 따뜻한 밥 한 끼가, 눈웃음이, 가만히 옆에 있어주는 태도가…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멋진 일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용기 내서 타인을 걱정해 주다 보면 그것이 언젠가는 되돌아와 우리 스스로를 구원해 주지 않을까?
<빅슬립>을 만들며 영화라는 것이 절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빅슬립>의 시작과 끝을 함께해 준 모든 스텝들과 배우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함께 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