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에서 높고 힘차고 푸르고 거대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 가슴속에 자라던 나무를 잃어버린 시대에 우리는 크고 무성한 나무를 그리워한다. 나무가 사계절을 보내며 말하는 시간, 들려주는 공간, 보여주는 마음을 통해 자연과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1. 맹씨 행단 은행나무의 고백
'나는 은행나무다. 봄에서 겨울, 내 시간은 600년 넘게 계절의 순환을 반복하고 있고 그 오랜 시간 동안 한 집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아산시 배방읍 깊은 골, 조선 시대 좌의정을 지내고 네 명의 임금을 모신 맹사성의 집에는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다. 인간의 시간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600년 시간을 지낸 은행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만나본다.
2. 느티나무가 있는 마을
경남 합천군 역산마을에는 너른 들에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듯 마을은 이 나무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전북 산내면 와운마을에는 지리산 천년송이 자리하고 있는데, 믿는 사람이 있을 때 나무는 신이 되기도 하여 이 천년송은 오랫동안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 나무와 함께한 마을의 시간과 나무가 품고 있는 마을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3. 슈베르트와 나무
시각장애가 있는 피아니스트와 나무 칼럼니스트가 특별한 나무 여행을 떠났다. 귀국 독주회에서 연주할 슈베르트의 음악을 나무에 대한 느낌으로 승화시키고 싶은 피아니스트와 나무에 관해 공부하는 것이 오히려 거대한 생명체가 가진 많은 느낌을 받아들이는 것에 장애가 된다고 생각한 칼럼니스트. 이들이 떠난 여행을 통해 나무를 알아가는 새로운 방법을 만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