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빙 : 한국어
자막 : 한국어, 영어
등급 : 12세 관람가
촬영 : HD
오디오 : DOLBY DIGITAL 2.0
화면비 : 16 : 9 Anamorphic Widescreen, NTSC
상영시간 : 91분
지역코드 : ALL
[About movie]
캄캄한 밤에 먹이를 찾아 헤매던 학 한마리.
그만 날개 짓에 지쳐 물 속에 빠져버렸네.
아저씨 저 좀 건져 주세요.
제 뱃속에 어린 새끼가 있어요.
혹시 다른 마음이시라면 저를 깨끗한 물에 삶아 주세요.
더러운 물에 삶으면 제 어린 새끼의 마음이 아플 거에요.
첨부된 파일 '베트남 자장가'의 가사이다.
영화 초반에 세리엄마가 이 자장가를 노래하고 후반에는 세리가 엄마에게 불러준다.
이 자장가는 두 모녀간 사랑과 화해를 상징하며 또한 세리의 베트남인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가사를 처음 읽었을땐 뭐랄까 한국문화와는 많이 다르군 싶었다. 더러운 물 대신 깨긋한 물에 삶아달라고 하고...
처음엔 정서가 좀 낯설었다. 하지만, 새끼를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만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다 싶다.
영화속에 베트남 자장가를 넣게 된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한국 문화와는 좀 다른 베트남 문화를 담고 싶었고 예전에 트란양홍의 영화 '시클로'를 무척 좋아했는데 그 영화속 엄마가 장애를 가진 아들에게 자장가 불러주는 장면이 기억났다. 그 장면이 인상적이어서 자장가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EBS 라디오 기획 '삶과 꿈의 소리 자장가'를 알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오정호PD님이 사라지는 자장가 문화를 찾아 몽골,일본,베트남을 여행하며 현지인들을 만나 직접 녹취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 자료를 얻기 위해 오PD님께 연락을 했고 흔쾌히 가지고 계신 여러 베트남 자장가 CD를 들어보라고 주셨다. 그 중에 특히 이 자장가를 추천하셨고 영화 속 장면과도 잘 맞는 것 같아 이 노래를 쓰게 됐다. 베트남 자장가의 특징은 예전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겨 불렀고 단지 아이를 잠 재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내용도 아주 다채롭다고 한다. 전쟁에 나간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길 기원하기도 하고 고부간의 갈등, 그리고 상처의 치유 등.
이렇게 한국의 자장가와는 다른 베트남 문화를 소개한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한국은 다문화 사회라며 외국인들에게 주로 우리 문화를 전하고 그것을 따르게 했는데 이젠 한국사람들도 우리와 다른 문화를 좀 더 알고 이해하는 노력들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문화를 배우고 경험하는 것은 나와 우리문화를 돌아보게하고 세상을 더 폭넓게 이해하게 해주는 것같다. 그럼, 첨부된 파일을 다운 받아 베트남 어린이의 청량한 노래소리를 들으며 베트남의 정취를 느껴보세요~
:::줄거리
무표정한 얼굴에 내성적인 세리는 베트남에서 시집온 엄마 때문에 아이들에게 항상 놀림을 받는다. 하지만, 언젠가 박세리 선수처럼 유명한 골퍼가 되어 사람들에게 인정 받는 것이 세리의 꿈이다. 한편, 겉으론 밝고 당당한 하르는 필리핀 불법체류자의 딸로 언제 단속에 잡혀 추방당할지 몰라 불안하다. 그래서, 한국 사람처럼 주민등록증을 갖고 합법적으로 사는 것이 하르의 꿈이다.
그러나, 최근 더욱 심해진 강압적인 불법체류자 단속 때문에 하르의 가족과 이주민들의 불안감은 심해져만 가고, 인권을 무시한 절차에 한국 사람들의 불만까지 높아져 공단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그래서, 공단 해결사인 목사님은 단속을 막고 영세한 주민들을 돕기 위해 방송국 김PD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얼마 후, 김PD가 방송에 이주민들을 대표해 불법체류자인 아빠와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하르의 이야기를 내보내자 많은 사람들이 하르에 대한 지지와 후원금을 보내온다. 반면, 세리는 사람들에게 주목 받는 하르가 밉고 자신도 왕따에서 벗어나고 싶어 더 골프 연습에 매진하려고 한다. 하지만, 세리 부모님이 예고 없이 닥친 불행으로 힘들어 하며 세리를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하자 세리의 불만은 더 커져 간다.
그러던 어느날, 한 남자가 세리에게 다가와 하르에 대해 묻는데 그 남자는 바로 불법체류자 단속반 강철우! 세리는 별 생각 없이 하르의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 놓는데, 이로 인해 하르의 가족은 더 큰 위험에 놓이게 된다. 그러고 하르는 뒤늦게 세리가 강철우에게 정보를 제공했음을 알고 복수를 계획하지만 하르의 아빠 역시 이 사실을 듣게 되면서 상황은 점점 더 복잡해 지는데..
영화제 소개글. 베트남에서 시집온 엄마 때문에 아이들에게 항상 놀림을 당하는 세리와 필리핀 미등록 이주자의 딸로 언제 단속에 잡혀 추방당할지 모르는 하르. 둘을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다시 우정을 회복해 간다. (이주노동자 영화제)
결혼이주를 한 필리핀 엄마와 한국인 아빠를 둔 세리와, 필리핀 불법이민노동자 부모를 둔 하르는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열세 살 소녀들이다. 박세리처럼 골프도 잘 치고 돈도 잘 버는 사람이 되고 싶은 세리는 필리핀인 엄마가 창피하고 쪼들리는 집안형편이 불만스럽기만 하다. 한편 하르는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아 불법거주자에서 탈피하는 게 소원이다. 영화는, 외국인 부모를 가졌다는 사실 외에 또래의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사춘기 소녀들을 동정적이지도, 감상적이지도 않은 시선으로 담아낸다. 때론 오해하고 때론 서로에게 뱉은 모진 말 때문에 멀어지기도 하는 두 소녀의 꿈은 골프를 잘 치는 것, 태어나고 자란 한국땅에서 당당하게 사는 것이다. 국내거주 외국인 인구 100만 명 시대에, 그들의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자라고 있는가. 2006년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영화 제작지원 및 제 10회 CJ 독립영화 프로모션 제작지원작인 이 영화는 감독이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살길 희망하는 불법체류 노동자 2세에 관한 기사에서 영감을 얻어 2년의 현장취재 끝에 완성된 작품이다. 실제 다문화가정의 아이들 중에서 캐스팅 된 장미지, 최세나 양은 아마추어 연기자임에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의 막바지, 다툼 끝에 우정을 회복한 세리와 하르 앞에 불법이민자 단속반이 나타나 하르를 잡아간다. 영영 이별하게 될지도 모르는 순간 차창을 사이에 두고 나누는 소녀들의 안타까운 눈빛에서야 비로소 감정을 내보이는 이 영화는 만든 이의 진심이 무엇보다 빛나는 작품이다. <세르와 하르>로 인해 다문화가정과 그 아이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겼다면 이주여성 영화제작 워크숍도 보기를 권한다. (안지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