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박사 3인이 별의 안내를 받아 갓 태어난 아기 예수를 경배하러 간다는 성서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는 영화. 삭막한 사막을 배경으로 세 명의 동방박사의 여정과 요셉과 마리아의 모습을 느리게 따라가는 독특한 형식 미학을 선보이며, 기존의 영화 문법과는 전혀 다른 새롭고 낯선 체험을 선사한다. 감독주간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개되고 있는, 미래가 기대되는 작가 알베르 세라의 두 번째 작품. 칸 감독주간 2008년 상영작.
감독 : 알베르 세라
알베르 세라는 1975년 스페인에서 출생, 비교문학과 예술사를 공부했다. 2004년, 제작과 시나리오 그리고 감독을 겸하여 만든, 돈키호테 이야기를 자유롭게 변주한 첫 번째 장편 <기사에게 경배를>이 2006년 칸 감독주간을 통해 소개되면서 주목을 받았으며, 두 번째 장편 <새들의 노래> 역시 2008년 칸 감독주간을 통해 소개되었다. 칸 감독주간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개되고 있는 주목할 만한 감독 중 한 명이다. 알베르트 세라는 리산드로 알론소, 페드로 코스타, 벨라 타르(Béla Tarr) 등과 더불어 21세기 초 유럽영화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감독 중 한 사람이다. 인터뷰를 통해 그는 “나는 영화의 스토리 위에 의미를 덧입히는 것에 흥미가 없다. 내 영화의 의미에 대해서는 관객들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이 말처럼 세라의 영화들은 독창적인 각색을 통해 정전의 반열에 오른 기성 텍스트에 대한 미니멀한 재구성 작업을 수행하였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바니올레스 출신의 비직업 배우들을 즐겨 기용하면서 인공조명이 없는 야외 촬영, 즉흥연출, 풍경에 힘과 위엄을 부여하는 롱테이크 미학을 펼쳐보였다. 캐나다의 영화비평지 「시네마 스코프」(cinema scope)의 알바로 아로바(Alvaro Arroba)는 “고전주의자, 고딕, 바로크 감독들이 여럿 있었지만, 세라와 브레송(Robert Bresson)만이 윤리적, 미학적으로 로마네스크적”이라며 “시간 여행을 경험하는 것과 같은 세라의 영화들은 신화와 역사를 교직시키면서 우리들의 의식에 침투한다. 세라는 자연적인 은총과 멜랑콜리를 혼합하여 환상적이고 아라베스크적인 경로를 건설한다”라고 썼다. 스스로 “나는 영화에 대한 낭만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영화는 내 삶을 변화시키는 전복적인 방식”이라고 말하는 알베르트 세라는 급진적이고 순수한 형식을 가지고 시공간적인 영화의 정수를 재발견한 감독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