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 피셔(존 파뷰)가 유일하게 바라는 것은 사랑하는 여자 로라 게러티(카메론 디아즈)와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다.
로라의 유일한 관심과 소망 역시 꿈꿔오던 결혼식을 완벽하게 치르는 것. 그러나 카일의 친구들은 카일이 아름답고 절제력 있는 신부와 결혼하기 전에 총각으로서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마지막 밤을 만들어주기로 한다.
부동산업자 보이드(크리스챤 슬레이터), 버클로우 형제 아담(다니엘 스턴)과 마이클(제레미 피벤) 그리고 내성적인 정비사 무어(리랜드 오서)는 카일을 라스베가스로 데려가 총각파티를 벌인다. 모두들 술과 마약에 취해 흥청대며 즐긴 이 파티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젊고 매혹적인 스트리퍼의 방문이 있기까지도...
그러나 이들이 흥청거리던 중 우발적인 사고로 스트립퍼가 죽고 당황한 이들이 시체 처리를 놓고 논쟁을 벌이던 중 호텔 경비가 들어와 사건을 목격한 경비마저 죽이게 된다. 갑작스런 사건의 연속으로 상황은 꼬여만 가고...
이때부터 아무도 예기치 못했던,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기괴하고, 거칠고, 강렬하고, 낯설고, 코믹한 그야말로 '베리 배드 씽(VERY BAD THINGS)'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시작되는데...
::: 부가정보
<베리 배드 씽>은 이 한편의 영화로 할리우드의 촉망받는 감독으로 떠오른 피터 버그의 기발하고 독특한 생각과 유머가 드러나는 ‘Savage Comedy’이다.
신예감독의 첫 연출작이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연출력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건방질 정도의 대담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신부와의 결혼식을 앞두고 신랑은 총각으로서의 마지막 밤을 장식해주고 싶어하는 친구들에 의해 라스베가스를 찾게되고 말도 안되는 상황에 우연히 맞닥뜨리면서 음침하고도 우스꽝스러운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여기에서 이 영화는 인간의 어떤 원시적인 측면을 부추기는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묘한 집단의식의 광기를 보여주는 '총각파티'를 통해 평온한 도시생활의 저변에 숨겨져 있던 인간의 잔혹함과 광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결속이 야기하는 무서움과 결혼에 대한 기대심리가 불러일으키는 스트레스가 주는 위험성 또한 담아내고 있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고삐 풀린 듯 예상을 뒤엎고 진행되는 스토리와 파격, 잔혹한 폭력과 웃음이 버무려져 인간의 어두운 욕망을 끔찍하고도 경쾌하게 그려낸다.
현대 사회의 젊은 중산층을 남다른 시선으로 통찰하는 피터 버그의 광기에 찬 비전이 돋보이는 이 작품이 현기증과 전율로 다가오는 이유는 일상 속에서 매일 만나는 평범한 인간들 속에 내재되어 있는 추악한 악마성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악당일지. - inakamono (2004.12.15) 
